6월에만 열리는 자연의 문, 지금 떠나야 할 비밀 목장 3곳

“들어갈 수 없던 그곳, 이제 누구나 걸을 수 있습니다.”
2025년 6월, 오랜 시간 닫혀 있던 서산, 제주, 계룡의 비공개 구역이 드디어 일반에 공개됩니다. 무려 15년에서 70년에 달하는 봉인의 시간을 끝내고, 이제는 평화로운 초지와 역사적인 숲길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우 씨수소가 뛰노는 국영 목장부터, 경주마가 달리던 제주 초원, 군사보호구역이던 숲길까지. 여름 초입의 신선한 바람과 함께 비밀스러운 자연과 마주할 기회를 소개합니다.


서산 한우목장길

사진=서산시청

서산의 알프스, 그 고요한 초지에 첫발을

서산한우목장은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국내 축산의 심장 같은 곳입니다. 이곳은 전국 한우 97%의 씨수소를 공급하는 국가 지정 한우개량사업소로, 보건 안전을 위해 15년 동안 일반인 출입이 철저히 통제됐던 곳이죠.

사진=서산시청

하지만 2024년 12월, 일부 구간이 일반에 ‘웰빙 산책로’ 형태로 개방되면서 그 아름다움이 세상 밖으로 드러났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초지, 황톳빛 한우, 낮게 흐르는 능선과 맞닿은 하늘이 어우러지며 ‘서산의 알프스’라는 별칭을 얻었고, 개방 4개월 만에 SNS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올랐습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산책로 특징

  • 총 2.1km의 덱길로 조성되어 휠체어나 유모차도 이동 가능
  •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초원 파노라마가 압도적
  • 초지 한가운데서 소들이 자유롭게 풀을 뜯는 모습 감상
  • 4월 초중순엔 벚꽃까지 더해져 봄의 절경이 펼쳐짐
사진=한국관광공사

현장 팁

  • 서산시 캐릭터 ‘가치 오슈’ 조형물 앞은 인증샷 명소
  • 입구에서 차량 10분 거리에 있는 서산목장카페에서는 초지를 배경으로 여유로운 티타임을 즐길 수 있어요

📍 충남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산 8-60
⏰ 08:00 ~ 19:00 (기상·방역 상황에 따라 변동)


제주 대한목장

사진=한국관광공사

70년간 봉인된 섬 속의 섬, 대자연 속으로의 초대

제주도 서귀포 중산간에 자리한 대한목장은 원래 경주마 전용 목장으로 1950년대부터 운영된 유서 깊은 곳입니다. 높은 보안과 하천으로 둘러싸인 지형 탓에 마치 ‘섬 속의 섬’으로 불리며, 그동안 일반인은 접근조차 어려웠죠.

사진=한국관광공사

하지만 2025년 4월, 약 30만 평 규모 중 일부가 처음으로 개방되면서 제주의 숨겨진 자연이 드러났습니다. 인위적 시설은 최소화하고, 오래된 목장의 정취와 말을 주제로 한 여유로운 체험 공간이 조성돼 힐링 여행지로 급부상했습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체험 포인트

  • 입구 숲길에서 수문장 역할을 하는 말들과 첫 인사
  • 카페 ‘홀리랜드’에서 대숲을 바라보며 ‘말 멍’, ‘숲 멍’ 체험
  • 포토존 세 곳 추천
    1. 말 우리 앞 – 말과 눈을 맞추거나 먹이 주는 장면
    2. 대나무 숲 입구 – 빽빽한 대숲이 주는 자연적 배경
    3. 홀리랜드 뒤 초지 – 한라산 능선을 배경으로 여유로운 감성 사진
사진=한국관광공사

주의사항 및 정보

  • 반려견 동반 가능하지만 목줄 착용과 말 근접 금지 필수
  • 말들은 훈련받은 개체들이지만 예민한 날도 있으니 조용히 관람 권장

📍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로620번길 19
⏰ 11:00 ~ 19:00
📷 @daehannmokjang


계룡 안보생태 탐방로

사진=계룡시청

금단의 군사 숲길에서 만나는 역사와 생태의 교차점

30년간 굳게 닫혀 있던 계룡 안보생태 탐방로는 2023년 일반 개방이 시작되면서 충남 지역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산책 코스입니다. 이곳은 계룡대 군사보호구역으로, 지금도 일부 구간은 출입이 제한되지만 탐방 예약을 통해 누구나 걸을 수 있게 되었어요.

산책로는 총 10.4km로 구성되며, 계룡산의 숲길을 따라 역사 유적과 생태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희귀한 여정이 기다립니다.

탐방 코스 안내

  • 1구간 (6.2km): 차량 이동 (15인 이상 단체 신청)
  • 2구간 (4.2km, 하늘소리길): 도보 탐방 가능, 개인 신청 OK

관람 포인트

  • 삼신당: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가 기도를 올린 장소
  • 용산십이일민회 석벽: 일제강점기 항일운동가들의 이름을 새긴 돌벽
  • 숲길을 따라 흐르는 자연의 고요함, 새소리와 바람 소리 속 힐링

이용 방법

  • 계룡시청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 필수
  • 전문 해설사가 동행하는 가이드제 운영

📍 충남 계룡시 신도안면 일대
⏰ 오후 1시 ~ 5시 (3월11월 운영)



자연은 때로, 가장 긴 시간이 흐른 후에야 문을 엽니다.
2025년 6월, 지금만 갈 수 있는 단 하나의 장소들이 있습니다. 자연과 사람, 역사와 생명이 교차하는 공간에서 조용히 걷고, 바람을 듣고, 대지의 호흡을 느껴보세요.

이번 여름, 그 어떤 도심보다도 넓은 초원과 깊은 숲이 당신을 기다립니다.
지금이 바로, 그 비밀의 문을 여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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