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안, 밤을 품은 바닷가

도심 항구와 근대문화거리가 만나는 통영 강구안. 낮엔 시장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 밤에는 조용한 산책지였던 이곳이 감성 야경 도시로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2025년 하반기까지 추진되는 ‘강구안 야간경관 개선사업’은 단순 조명 설치가 아닌, 기술과 문화가 어우러진 체험형 야간 콘텐츠로 도시의 밤을 재구성하는 프로젝트다.
3개 구간, 3가지 야경 경험

강구안은 총 3개 구간으로 나뉘어 새롭게 단장된다. 1구간 ‘문화마당’은 통영의 예술과 역사를 테마로 한 미디어파사드 공간으로 조성된다. 건물 벽이나 바닥에 영상이 투사되어, 걷는 이의 움직임에 따라 빛이 변하고 움직이는 ‘살아있는 거리’가 된다.
2구간은 남망산공원 주변이다. 이곳엔 반응형 조명 장치와 조형물이 설치돼, 보행자가 지나가면 빛이 변하고 음향이 더해지는 참여형 경관 체험이 가능하다. 단순히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걷고 느끼며 반응하는 공간이다.
3구간은 ‘강구안 브리지’. 바다를 가로지르는 다리 위엔 분수와 음악, 미디어 영상이 결합된 대형 분수쇼가 펼쳐진다. 서울 한강 교량에서나 볼 수 있던 멀티미디어 야경이 이제는 통영 앞바다에서도 가능해지는 셈이다.
낮보다 밤이 더 기대되는 도시

이 사업은 통영의 정체성을 반영한 디자인으로, 해양도시의 특색을 살린 야경을 목표로 한다. 도시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차별화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통영을 ‘야간 관광지’로 이끄는 새로운 시작점이 될 전망이다.
통영시는 이 사업을 통해 관광객들의 체류 시간 연장, 구도심 재생까지 노리고 있다. 낮에는 활기찬 시장과 거리예술을, 밤에는 조명과 체험으로 완성된 입체적 관광 코스가 가능해진다.
한 걸음 더, 통영의 밤이 달라진다

2025년 완공을 앞둔 강구안 야간경관 사업은 단순한 산책지를 감성 체험 공간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통영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번 가을 이후의 밤을 기대해 보자. 한산도 앞바다에 퍼지는 빛과 음악, 그리고 조용한 골목과 반응하는 조명 사이에서 가장 통영다운 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